일교차가 커지는 요즘 아침에 시동을 걸자마자 계기판에 노란색 타이어 모양 경고등이 뜨는 일이 부쩍 늘었습니다. 어제까지 멀쩡하던 차가 갑자기 이러니 펑크가 난 건 아닌지 덜컥 걱정부터 되실 텐데, 실제로는 대부분 다른 이유입니다.

경고등이 뜨는 진짜 이유는 대부분 ‘펑크’가 아닙니다

타이어 안의 공기는 기온에 따라 부피가 변합니다. 기온이 10도 내려갈 때마다 공기압이 1에서 2psi쯤 줄어든다는 것이 정비 업계에서 흔히 쓰는 어림값입니다. 법이나 규격으로 정해진 수치는 아닙니다. 낮과 밤의 기온 차가 크게 벌어지는 환절기에 유독 경고등이 잘 뜨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고장이 아니라 물리적인 현상이라 어제 확인했을 때 멀쩡했던 타이어라도 오늘 아침 기온이 뚝 떨어지면 경고등이 들어올 수 있습니다.

반대로 출근길에 경고등이 떴다가 한참 달린 뒤 저절로 꺼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행 중 타이어와 노면의 마찰로 내부 공기가 데워지면서 압력이 다시 기준선 위로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이 역시 펑크와는 상관없는 현상입니다.

경고등은 언제 켜지나

경고등이 아무 때나 켜지는 건 아니고 정해진 기준이 있습니다.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 별표6은 타이어공기압경고장치가 갖춰야 할 최소 기준을 정하고 있습니다.

규칙이 정한 것내용
작동 범위최소한 시속 40킬로미터부터 그 차의 최고속도까지 작동할 것
경고등운전자가 식별할 수 있는 기준을 갖출 것
제외복륜, 피견인자동차, 초소형자동차

출처: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 제12조의2.

규칙 조문이 정하는 것은 여기까지입니다. 압력이 몇 퍼센트 떨어지면 켜지는지 같은 구체적 수치는 별표에 있고 차종과 제조사에 따라 달라집니다. 인터넷에 도는 20퍼센트나 150킬로파스칼 같은 숫자는 미국 기준에서 온 것이 섞여 있어 그대로 믿기 어렵습니다. 내 차 기준은 취급설명서에서 확인하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시속 40킬로미터 아래에서는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알아두시면 좋습니다. 주차장에서 시동만 걸었을 때 경고등이 안 뜬다고 공기압이 정상인 것은 아닙니다.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 별표6

한 바퀴만 기준을 벗어나도 경고등이 뜨도록 정해져 있어서 나머지 세 바퀴는 멀쩡한데 한 바퀴 때문에 계기판 전체에 경고가 뜨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럴 때는 네 바퀴를 하나씩 다 확인해 보시는 게 원인을 빨리 찾는 방법입니다.

경고등이 켜진 채로 계속 타도 되는지

공기압이 낮은 채로 계속 달리면 타이어 옆면이 눌리면서 접지 면적과 발열이 늘어나고, 타이어 마모한계선 글에서 다룬 제동거리 문제도 같이 나빠집니다. 당장 도로 한복판에 서야 할 정도는 아니지만 경고등을 보고도 그대로 장거리나 고속 주행을 이어가는 건 권하기 어렵습니다. 가까운 주유소나 정비소에서 공기압부터 채우시는 편이 낫습니다.

정비사가 압력 게이지로 타이어 공기압을 재는 모습

공기압을 채웠는데도 안 꺼진다면 확인할 순서

가장 먼저 볼 것은 언제 공기압을 쟀는지입니다. 주행 직후에는 타이어가 데워져 있어서 실제보다 압력이 높게 측정됩니다. 이 상태에서 기준치에 맞춰 채우면 타이어가 식은 뒤에는 오히려 부족해집니다. 시동을 끄고 몇 시간 지나 식은 상태(냉간 공기압)에서 다시 확인하시는 게 정확합니다.

식은 상태에서 재보고도 문제가 없는데 경고등이 안 꺼진다면 차종에 따라 별도 절차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일부 차는 일정 거리를 달리면 자동으로 재인식하지만 인포테인먼트 메뉴나 별도 버튼으로 직접 초기화해야 하는 차종도 있습니다. 정확한 방법은 차량 설명서나 제조사 서비스센터에서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그래도 계속 켜져 있다면 센서 자체의 문제일 가능성을 봐야 합니다. TPMS 센서는 내장 배터리로 작동하는데, 정비업계에서는 통상 5년에서 10년 사이에 배터리가 소진돼 교체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반대로 실제 공기압이 자꾸 낮게 나온다면 못에 찔렸거나 휠 테두리에 미세한 손상이 있을 수 있어 타이어 자체를 살펴봐야 합니다. 공기압은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의 셀프서비스 코너에서 대부분 무료로 확인하고 채울 수 있습니다.

오래된 차에는 왜 이 경고등이 없을까

타이어공기압경고장치는 모든 차에 원래부터 있던 기능이 아닙니다. 2013년 1월 1일 이후 새로 나온 승용차와 총중량 3.5톤 이하 승합·화물·특수자동차부터 의무 장착 대상이 됐고 그 전에 제작·조립·수입된 형식은 2014년 12월 31일까지 유예됐습니다. 최고속도가 시속 99킬로미터로 제한된 경형승합·경형화물은 2017년 7월 31일까지였습니다. 그러니 이보다 오래된 차를 타고 계시다면 경고등이 아예 없는 게 정상이고, 그런 차는 손으로 직접 공기압을 재는 습관을 들이시는 게 안전합니다.

일교차가 큰 요즘 같은 시기에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특히 기온이 크게 떨어진 다음 날 아침에는 타이어 공기압을 한번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