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가 나면 자동차보험이 다 알아서 처리해 줄 것 같은데, 운전자보험까지 들어야 하는지 고민되실 겁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내 자동차보험에 법률비용 특약이 이미 있는지가 먼저입니다. 이 글은 금융감독원 안내를 기준으로 두 보험이 어떻게 겹치고 어디서 갈리는지를 정리했습니다. 보험료와 보장금액은 상품마다 달라서 이 글에서는 숫자를 적지 않았습니다.
운전자보험이란, 형사 절차에서 드는 돈을 보장하는 보험입니다
운전자보험이 맡는 비용은 형사합의금, 벌금, 변호사비용입니다. 자동차보험의 기본 담보는 남에게 끼친 인적·물적 피해를 배상하는 담보와 내 손해를 보장하는 담보입니다. 형사처벌 때문에 생기는 이 세 가지는 기본 담보가 아니라 운전자보험이나 특약으로 따로 준비하는 쪽입니다.
형사 책임이 따로 생기는 이유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에 있습니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2항은 차의 교통으로 업무상과실치상죄 등을 범한 운전자에 대해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공소(公訴)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그런데 이 조항에는 예외가 있습니다. 신호 위반, 중앙선 침범, 제한속도를 시속 20km 넘게 달린 경우, 횡단보도 보행자 보호의무 위반, 어린이보호구역 사고처럼 법이 정한 항목에 해당하면 피해자 의사와 관계없이 공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속도 위반이 과태료와 범칙금으로 어떻게 나뉘는지는 속도위반 과태료와 범칙금 정리 글에, 학교 앞 사고 기준은 어린이보호구역 과태료 글에 적어 두었습니다.
자동차보험과 운전자보험, 겹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이 2020년 6월 낸 보도참고자료는 자동차보험에 법률비용 특약이 있다고 소개합니다. 이 특약은 “중대 교통사고로 인해 형사처벌 발생시 소요될 수 있는 법률적 비용(형사합의금, 벌금비용, 변호사비용)을 지원하는 특약"입니다. 운전자보험이 하는 일과 같은 일을 자동차보험 특약으로도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같은 자료에서 모든 운전자가 의무로 가입해야 한다고 한 것은 자동차보험의 대인배상Ⅰ과 대물배상입니다. 법률비용 특약과 운전자보험은 그 의무 목록에 들어 있지 않으니 선택 사항입니다.
차이는 두 곳에서 납니다. 한 가지 차이는 보장 대상입니다. 금융감독원은 법률비용 특약이 가입된 자동차를 중심으로 보상해 그 차를 운전하는 가족 등 모든 피보험자를 보장하고, 운전자보험은 기명 피보험자 본인만 보장하되 다른 차를 몰다 난 사고도 포함한다고 비교했습니다. 차 한 대를 가족이 함께 몬다면 특약이, 여러 차를 번갈아 몬다면 운전자보험이 유리한 구조입니다. 다른 차이는 보장 한도입니다. 금융감독원은 법률비용 특약이 “보험료가 저렴한 대신 보장한도가 운전자보험보다 다소 작을 수 있으니” 가입 전에 운전자보험과 비교하라고 안내합니다. 렌터카나 지인 차를 자주 타시는 분이라면 대상 차이가 더 크게 느껴지실 수 있습니다.

운전자보험 보상, 두 개 들어도 두 번 받지 못합니다
두 보험을 다 들어 두면 안심될 것 같지만 금융감독원은 이렇게 안내합니다. 운전자보험에 가입한 분이 법률비용 특약을 추가로 가입하더라도 “실제 발생한 손해 이상으로 중복보상이 되지 않음"이라고 하고, 다만 보상한도는 늘어난다고 덧붙입니다. 예를 들어 실제로 낸 변호사비용이 한도보다 적다면 그 금액까지만 받게 됩니다.
보상되지 않는 사고도 있습니다. 법률비용 특약은 “음주운전・무면허운전·뺑소니 사고는 보상하지 않음"이라고 밝혔습니다. 사고 뒤 합의금 문제는 자동차 사고 합의금 서명 전 확인 사항 글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운전자보험 보장내용 비교, 가입 전에 세 가지만 보시면 됩니다
첫째로 내 자동차보험에 법률비용 특약이 이미 들어 있는지 증권에서 보시면 됩니다. 만기가 많이 남았더라도 이 특약만 추가하고 싶으면 본인의 자동차보험사에 연락해 가입할 수 있다고 금융감독원이 안내합니다.
둘째로 한도입니다. 형사합의금, 벌금, 변호사비용 한도는 금융감독원이 보험사별·특약별로 다를 수 있다고 한 만큼 증권과 약관에서 직접 확인하셔야 합니다. 세 항목을 각각 가입하는 보험사도 있고 한 특약으로 묶어 보상하는 보험사도 있습니다.
셋째로 내가 주로 모는 차입니다. 내 차만 운전한다면 법률비용 특약으로 충분한지 따져 볼 만하고, 여러 차를 번갈아 운전한다면 운전자 본인을 보장하는 운전자보험이 맞는지 보시면 됩니다. 자동차보험 쪽 보험료 부담이 궁금하시면 자동차보험 할증·자기부담금 계산기로 보험 처리와 자비 처리를 먼저 견줘 보셔도 좋습니다.
이 글에 인용한 금융감독원 자료는 2020년 6월에 배포된 것이어서 현재 상품 구조와 다를 수 있습니다. 가입 전에는 해당 보험사의 약관과 상품설명서에서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