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사고도 아니고 상대 차가 그대로 사라져 버렸다면 막막해집니다. 번호판을 못 봤다면 보험사에 접수할 상대방 정보 자체가 없습니다. 상대를 특정했는데 알고 보니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은 경우도 마찬가지로 난감합니다. 이럴 때 보험사가 아니라 국가가 대신 최소한의 보상을 해주는 제도가 있습니다. 자동차손해배상 보장사업, 흔히 정부보장사업이라 부르는 제도입니다.

누가 이 제도의 대상인가요

정부보장사업은 세 가지 상황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가해 차량을 특정할 수 없는 뺑소니 사고, 가해 차량이 의무보험(책임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은 무보험차 사고, 그리고 도난당하거나 무단으로 운전된 차량에 의한 사고입니다.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 안내에 따르면 사람이 다친 인적 피해에만 적용되고 차량만 파손된 물적 피해는 대상이 아닙니다. 산재보험 등으로 이미 보상받았거나 가해자에게 직접 배상받은 경우도 제외됩니다.

사고 직후 무엇부터 해야 할지는 상대 차가 있든 없든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교통사고 났을 때 대응 순서부터 먼저 챙기신 다음, 상대를 특정할 수 없거나 무보험으로 확인되면 아래 절차로 넘어가시면 됩니다.

얼마까지 보상받을 수 있나요

보상 한도는 대인 피해에 한해 정해져 있습니다.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과 국토교통부 정책정보 페이지 모두 같은 기준을 안내합니다.

피해 유형보상 한도
사망2016년 4월 1일 이후 사고 기준 최저 2,000만원~최고 1억 5,000만원
부상상해등급(1~14등급)에 따라 50만원~3,000만원
후유장애장애등급(1~14등급)에 따라 1,000만원~1억 5,000만원

출처: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 정부보장사업 보상안내, 국토교통부 정책정보

부상에 대한 보상은 등급이 정해지기 전까지는 치료비 영수증을 근거로 우선 처리되고 이후 최종 등급에 맞춰 정산되는 방식입니다. 정확한 등급별 금액은 사고마다 달라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 상담을 거쳐 확인하시는 게 가장 확실합니다.

교통사고로 파손된 차량 범퍼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에 이렇게 청구합니다

청구는 경찰서 신고와 병원 치료를 거친 뒤에 진행합니다. 필요한 서류는 손해보상금 지급청구서, 개인정보동의서, 경찰서에서 발급받는 교통사고사실확인원, 병원 진단서, 치료비 영수증입니다. 2023년 1월 1일부터 이 업무를 손해보험협회에서 넘겨받아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이 전담합니다. 홈페이지나 우편으로 서류를 갖춰 접수하면 됩니다. 통합안내 콜센터(1544-0049)로 먼저 문의하면 사고 상황에 맞는 서류 목록을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청구 기한은 손해 사실을 안 날로부터 3년입니다. 사고 당일 사고 사실을 안 것으로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통상 사고일로부터 3년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치료가 길어져도 기한 자체는 늘어나지 않으니 초기에 서류를 미리 모아두시는 게 좋습니다.

헷갈리기 쉬운 지점

보험사에 접수하는 일반적인 교통사고 처리와 달리, 정부보장사업은 처음부터 상대 보험사가 없는 상황을 전제로 합니다. 그래서 접수 창구도 보험사가 아니라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이고 보상 항목도 대인 피해로 한정됩니다. 차량 수리비 같은 물적 피해는 이 제도로 해결되지 않고 뺑소니 차량을 나중에 특정하면 그때 가서 민사로 별도 청구해야 합니다.

또 하나, 사고를 당한 즉시 신청할 필요는 없습니다. 치료를 받으면서 서류를 갖춰가면 되고 급한 건 3년이라는 기한을 넘기지 않는 것뿐입니다. 정확한 대상 여부와 최신 서류 양식은 신청 전에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 공식 안내로 한 번 더 확인해 두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