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사고는 예고 없이 옵니다. 그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일단 차부터 빼야 하나, 상대방한테 뭐라고 해야 하나 뒤섞이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사고 직후 몇 분 사이 어떤 순서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나중에 과실비율과 보험 처리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당황할수록 순서만 기억해 두시면 됩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안전 확보와 구호

차가 부딪히면 반사적으로 상대방과 시비부터 가리려는 분들이 있는데, 그보다 먼저 할 일이 있습니다. 비상등을 켜고 가능하면 갓길이나 안전한 곳으로 차를 옮겨 2차 사고를 막아야 합니다. 도로교통법 제54조는 사고가 나면 즉시 정차해 사상자를 구호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친 사람이 있으면 119부터 부릅니다. 차량 정리와 신고는 그다음입니다.

아무리 경미해도 그냥 가면 안 되는 이유

주차장에서 살짝 긁고 지나가거나, 정차된 차를 스치고도 그냥 떠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람이 안 다쳤으니 괜찮겠다 싶겠지만 이게 바로 물피도주입니다. 도로교통법 제54조는 피해자에게 성명·전화번호·주소 같은 인적사항을 알리도록 정합니다. 이걸 지키지 않으면 처벌 대상입니다.

상황근거 조문처벌
경미한 물피도주(주·정차 차량 손괴, 인적사항 미제공)도로교통법 제156조20만원 이하 벌금·구류·과료, 범칙금 승용차 12만원·벌점 15점
사상자 발생 또는 중대한 사고 후 미조치도로교통법 제148조5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

상대방이 자리에 없으면 연락처를 적은 메모를 차량에 붙여둡니다. 가능하면 현장 사진과 함께 인근 경찰서나 지구대에 신고해 두는 게 안전합니다. “몰랐다"는 나중에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접촉사고 현장에서 차량 파손 부위를 촬영하는 손

사진과 기록부터 남기세요

경찰이나 보험사 직원이 오기 전에 스스로 남겨야 하는 기록이 있습니다. 차량 파손 부위를 가까이서, 그리고 두 차량과 도로 상황이 함께 보이도록 멀리서 한 번 더 찍어 두시길 바랍니다. 신호등 상태와 차선, 스키드마크가 있다면 사진으로 남겨 두면 나중에 과실비율을 따질 때 유용합니다. 블랙박스가 있다면 영상도 바로 백업해 둡니다. 상대방의 차량번호와 연락처, 가입한 보험사도 이 자리에서 교환해야 합니다.

보험사 신고는 미루지 않는 게 낫습니다

사고 현장을 정리한 뒤에는 보험사에 접수할 차례입니다. 상법 제657조는 보험사고가 발생했을 때 계약자나 피보험자가 지체 없이 보험사에 통지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날짜를 딱 못 박아 두지는 않습니다. 다만 통지가 늦어질수록 사고 경위 확인이 어려워지고 처리도 늦어질 수 있어 좋을 게 없습니다. 가입한 특약에 따라 보상 범위가 달라지기도 하는데, 갱신 시점에 특약 구성을 다시 살펴보고 싶다면 자동차보험 갱신 비교 견적 받는 법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과실비율이 이상하다 싶으면

보험사끼리 정리한 과실비율에 동의가 안 될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손해보험협회가 운영하는 자동차사고 과실비율 정보포털에서 비슷한 사고 유형의 기준 과실비율을 직접 찾아볼 수 있습니다. 통보받은 과실비율에 이의가 있으면 통상 17일 안에 이의신청을 해야 하니 시간을 너무 끌지 않는 게 좋습니다. 이의신청이 접수되면 분쟁조정기구에서 별도로 심의합니다.

사고는 매번 상황이 조금씩 다릅니다. 여기 적은 순서는 일반적인 기준이니 실제 처리 과정에서는 담당 보험사나 경찰 안내를 우선으로 따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