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에서 옆 차선이 뻥 뚫려 있는 걸 보고 잠깐 넘어가 볼까 싶었던 적, 한 번쯤 있으실 겁니다. 그 차선이 버스전용차로라면 얘기가 다릅니다. 게다가 추석처럼 연휴가 낀 기간에는 이 차로의 운영 규칙 자체가 평소와 달라져서 모르고 넘어갔다가 낭패를 보는 분들이 매 명절 꾸준히 나옵니다.

이 차로, 아무 차나 다닐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를 다닐 수 있는 차는 정해져 있습니다. 9인승 이상 승용자동차, 그리고 12인승 이하 승합자동차는 6명 이상 탄 경우에 한해 통행이 허용됩니다. 노선버스나 전세버스 같은 사업용 승합차는 인원수와 상관없이 다닐 수 있습니다.

거꾸로 말하면 혼자 몰거나 두세 명만 탄 일반 승용차, SUV, 카니발 같은 다인승 차량은 대상이 아닙니다. 명절에 온 가족이 다 함께 탔다면 사정이 다를 수 있지만, 인원을 정확히 세어보지 않은 채 “우리 차는 큰 차니까 괜찮겠지"라고 넘어가면 안 됩니다.

추석엔 확대 운영 시간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평상시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는 노선마다 운영시간이 조금씩 다른데, 이용이 가장 많은 경부선·영동선 기준으로는 매일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입니다. 그런데 설날과 추석처럼 연휴가 이어지는 기간에는 이 시간이 늘어납니다. 연휴 전날부터 연휴 마지막날까지, 매일 오전 7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운영됩니다.

2026년 추석 연휴는 9월 24일부터 27일까지입니다. 연휴 전날인 9월 23일부터 이 확대운영이 시작되니, 실제로는 9월 23일부터 27일까지 매일 밤늦게까지 전용차로 단속이 이어진다고 보시면 됩니다. 평소엔 밤 9시가 넘으면 아무 차나 다녀도 되던 차선이 이 기간엔 자정을 넘겨서까지 계속 단속 대상이라는 뜻입니다. 귀성길에 늦은 시간 출발했다고 방심할 일이 아닙니다.

야간에 정체된 고속도로 차량 행렬

위반하면 얼마를 내야 하나

단속 방식에 따라 금액이 달라집니다.

단속 방식승용차승합차벌점부과 대상
경찰 현장 단속(범칙금)6만원7만원30점운전자
무인카메라 단속(과태료)9만원10만원없음차량 소유자

현장에서 걸리면 금액은 더 적지만 벌점 30점이 붙습니다. 1년 안에 벌점이 40점을 넘으면 면허가 정지되는데, 이번 위반 한 번으로 그 기준의 상당 부분을 채우는 셈이라 결코 가벼운 숫자가 아닙니다. 반면 카메라에 찍히는 경우가 훨씬 흔한데, 이때는 운전자를 특정하지 않고 차량 소유자에게 과태료가 나갑니다. 대신 벌점은 없습니다. 다만 금액 자체는 범칙금보다 3만원씩 더 높습니다. 정확한 금액과 부과 기준은 법령 개정에 따라 바뀔 수 있으니 고지서를 받으면 안전신문고나 관할 경찰서에 문의해 다시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예외도 있습니다

긴급자동차가 본래 용도로 운행 중이거나, 택시가 승객을 태우고 내리기 위해 다른 차의 통행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잠깐 들어가는 경우는 위반으로 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건 말 그대로 예외 상황이지, “잠깐이니까 괜찮겠지"라는 일반 운전자의 판단 근거는 되지 않습니다.

옆에서 위반하는 차를 봤다면

직접 겪은 위반이든 옆에서 목격한 위반이든 안전신문고 앱이나 국번 없이 110으로 신고할 수 있습니다. 위반 일시, 위반 장소, 차량번호를 적고 블랙박스 영상이나 사진을 첨부하면 처리가 수월해집니다. 다만 위반일로부터 2일 안에 신고해야 접수되니 늦어도 다음 날까지는 신고를 끝내는 게 좋습니다.

명절 연휴 고속도로는 원래도 막히는데, 버스전용차로까지 막히면 정말 답이 없어 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그 답답함이 전용차로로 넘어갈 이유가 되지는 않습니다. 확대운영 기간과 시간만 미리 기억해 두면 최소한 몰라서 걸리는 일은 피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