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 고향 내려가면서 부모님 차를 대신 몰거나, 반대로 내 차를 형제에게 잠깐 맡기는 일이 흔합니다. 이럴 때 사고가 나면 “이거 보험 처리가 되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방향이 두 가지라 헷갈리기 쉽습니다. 내 차를 남이 몰 때와 남의 차를 내가 몰 때는 서로 다른 특약이 걸립니다.
내 차를 형제나 부모님이 운전한다면, 단기운전자확대특약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때 보통 운전자 범위를 정해둡니다. 가족한정, 부부한정 같은 조건입니다. 이 범위 밖의 사람이 사고를 내면 보상이 안 나올 수 있습니다. 명절에 형제가 잠깐 운전대를 잡는 정도는 괜찮겠지 싶지만 약관은 그렇게 봐주지 않습니다.
이럴 때 쓰는 게 단기운전자확대특약입니다. 차주가 전화나 앱으로 신청하면 정해둔 기간 동안은 운전자 범위와 상관없이 누구나 운전할 수 있게 바뀝니다. 가입 단위는 최소 하루부터고, 보험사가 정한 상한(대략 한 달 안팎)까지 늘릴 수 있습니다. 정확한 최대 기간과 보험료는 보험사마다 달라서 가입 화면에서 직접 확인하는 게 정확합니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게 하나 있습니다. 신청한 당일부터 바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KB손해보험 안내에 따르면 특약 효력은 신청 다음 날 0시부터 시작됩니다. 추석 당일 아침에 급하게 가입해서는 늦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연휴 시작 며칠 전, 적어도 전날까지는 가입을 마쳐두세요.
반대로 부모님 차나 렌터카를 내가 운전한다면
방향을 바꿔서 내가 부모님 차나 렌터카를 몰다 사고를 냈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건 다른자동차 운전담보 특약이 관련됩니다. 대부분의 종합보험에는 무보험차상해 특약이 포함돼 있는데, 이게 있으면 다른자동차 운전담보 특약도 추가 가입이나 추가 보험료 없이 딸려옵니다. DB손해보험 안내에 따르면 이 특약은 대인, 대물, 자기신체사고(자동차상해)를 원래 보상 기준대로 처리해줍니다.
문제는 이 특약이 렌터카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다른자동차 운전담보 특약은 개인용 승용차나 일부 업무용 소형 차량에만 해당하고 렌터카는 대상에서 빠집니다. 렌터카를 몰다 상대방에게 손해를 입혔을 때 대인·대물 보상까지 못 받는 건 아닙니다. 이건 렌터카에 기본으로 딸린 책임보험으로 처리됩니다. 문제는 내가 빌린 렌터카 자체가 부서졌을 때입니다.
렌터카 차량 자체의 손상, 즉 자차 부분을 대비하려면 다른자동차 차량손해 특약이 따로 필요합니다. 운전담보 특약과는 별개로 가입해야 하며, 렌터카(10인승 이하)도 보장 대상에 들어옵니다.
| 특약 | 보상 대상 | 렌터카 | 가입 방식 |
|---|---|---|---|
| 다른자동차 운전담보 특약 | 대인·대물·자기신체사고 | 대상 아님 | 무보험차상해 가입 시 자동 포함 |
| 다른자동차 차량손해 특약 | 자기차량손해(자차) | 10인승 이하 포함 | 별도 가입 필요 |
렌터카라고 다 해당되는 것도 아닙니다. 기명피보험자 본인이나 부모, 배우자, 자녀가 대여사업자에게서 8일 이상 빌린 차량은 다른자동차 차량손해 특약에서도 제외됩니다. 며칠짜리 명절 렌터카를 염두에 둔 특약이지, 장기 렌트를 대신하는 특약은 아닙니다.

렌터카 업체가 권하는 완전자차는 꼭 들어야 할까요
렌터카를 예약하면 업체에서 일반자차, 완전자차, 슈퍼자차 같은 이름으로 보험 등급을 고르라고 합니다. 일반자차만 선택하면 사고가 났을 때 면책금을 직접 부담합니다. 면책금이 30만원이라면 수리비가 얼마든 그 30만원은 내 몫입니다. 완전자차나 슈퍼자차는 이 면책금이 없거나 낮은 대신 요금이 더 비쌉니다.
등급을 올린다고 모든 사고가 막히는 건 아닙니다. 타이어, 휠, 유리, 사이드미러, 차량 하부, 실내 오염, 그리고 상대방 없는 단독사고는 업체 약관에 따라 보상에서 빠지는 경우가 흔합니다. 예약 화면에서 보험 등급을 고르기 전에 제외 항목부터 한 번 읽어보세요.
자동차보험을 갱신하는 시점이라면 자동차보험 갱신 비교 견적 받는 법도 함께 확인해 두시면 특약 구성을 다시 점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실제로 사고가 났을 때 처리 순서가 헷갈린다면 사고 대응 순서를 미리 봐두시는 것도 좋습니다.
명절에 차를 바꿔 타는 일은 해마다 반복되는데, 그때마다 어느 특약이 있는지 없는지는 잊어버리기 쉽습니다. 연휴 시작 전에 내 보험 증권이나 앱에서 두 특약의 가입 여부를 한 번 확인해 두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