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기름값에는 유류세 인하가 깔려 있다. 정부가 휘발유 15%(리터당 122원), 경유 25%(리터당 145원) 인하를 9월 30일까지 연장해 둔 상태다. 10월에도 이어질지는 아직 발표가 없다. 그런데 경차를 몰고 있다면 이 인하와 별개로, 리터당 250원을 더 돌려받는 길이 있다. 카드 한 장만 만들면 되는데 모르고 지나치는 사람이 많다. 경형자동차 유류세 환급 제도다.

누가 받을 수 있나

조건은 법제처 생활법령정보에 정리돼 있다. 차와 사람,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해야 한다.

구분조건
차량배기량 1,000cc 미만 경형 승용차 또는 승합차 (전기 경차는 최고출력 80kW 미만)
크기길이 3.6m·너비 1.6m·높이 2.0m 이하
소유1세대 1경차: 주민등록상 동거가족을 합쳐 경형 승용차 1대 이하

모닝, 레이, 캐스퍼, 스파크 같은 차가 여기에 해당한다. ‘1세대 1경차’가 핵심 관문이다. 내 명의가 아니라 세대 기준이라서 같은 집에 사는 가족에게 이미 경차가 있으면 두 번째 경차는 대상이 아니다. 다만 승용과 승합은 따로 세기 때문에 경형 승용차 1대와 경형 승합차 1대를 한 집에서 굴리는 건 괜찮다. 장애인·국가유공자 유류비 지원(석유가격구조개편 지원사업)을 이미 받고 있다면 이 제도와 중복해서 받을 수 없다.

얼마나 돌려받나

휘발유와 경유는 리터당 250원, LPG는 부탄에 붙는 개별소비세 전액을 환급한다. 한도는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연간 30만원이다. 원래 20만원이었는데 2023년부터 30만원으로 올랐다.

감이 안 온다면 이렇게 계산해 보자. 연비를 리터당 15km로 잡고 한 달에 1,000km를 달리면 기름을 약 67리터 넣는다. 리터당 250원씩이면 한 달에 17,000원 정도, 1년이면 20만원쯤 돌아온다. 한도 30만원을 다 채우려면 한 달에 100리터, 그러니까 1,500km 넘게 달려야 한다. 웬만한 출퇴근 거리로는 한도 걱정 없이 주유량 전체에 환급이 붙는다.

주유기에서 연료를 넣는 모습

신청은 카드 발급이 전부다

따로 서류를 내거나 세무서에 갈 일이 없다. 신한카드, 롯데카드, 현대카드 중 한 곳에서 환급용 유류구매카드(흔히 ‘경차사랑카드’라고 부른다)를 발급받으면 끝이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중 고를 수 있고 카드사 홈페이지나 영업점에서 차량 소유자 본인 명의로 신청한다. 이후 주유소에서 이 카드로 결제하면 환급액만큼 카드 청구액에서 빠진다.

주의할 점이 하나 있다. 유류구매카드는 반드시 한 카드사에서만 발급받아야 한다. 두 곳 이상에서 만들면 환급 대상에서 빠질 수 있다. 카드를 남에게 빌려주거나 자동차 연료가 아닌 용도로 기름을 사도 마찬가지로 환급이 막히니, 이 카드는 내 경차 주유 전용으로만 쓰는 게 안전하다.

올해 말 끝날 수도 있었던 제도, 연장 추진 중

이 제도의 법적 근거인 조세특례제한법 제111조의2는 적용 기한이 2026년 12월 31일로 정해져 있다. 다행히 정부가 올해 세제개편안에 적용 기한을 2029년 말까지 3년 연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국회를 통과해야 확정되지만 2008년 도입 이후 계속 연장돼 온 제도라 이번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어느 쪽이든 카드를 미리 만들어 두면 손해 볼 일은 없다. 발급받은 날부터 주유하는 만큼 바로 환급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몰라서 못 받는 돈이라는 점이 자동차 살 때 낸 채권 환급금과 닮았다. 그쪽은 과거에 낸 돈을 찾아오는 것이고, 이쪽은 앞으로 넣을 기름값을 깎는 것이니 경차 소유자라면 둘 다 챙길 만하다. 1세대 1경차 판정처럼 세대 구성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은 카드 신청 전에 국세상담센터(126)나 생활법령정보 원문에서 내 상황을 확인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