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를 몰고 있다면 지난달부터 충전비 계산이 조금 달라졌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공공충전요금 체계를 8월 1일부터 새로 적용했는데, 완속충전기 요금은 내리고 급속·초급속충전기 요금은 올렸다. 한 달이 지났는데도 이 사실을 모르고 충전기 앱만 보고 결제하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 내가 주로 쓰는 충전기가 어느 구간에 속하는지부터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2단계였던 요금이 5단계로 나뉘었다

기존 공공충전요금은 출력 100kW를 기준으로 딱 두 단계로만 나뉘어 있었다. 100kW 미만이면 완속, 100kW 이상이면 급속이라는 식이었다. 문제는 이 구분이 실제 운영 비용 차이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30kW짜리 저속 충전기와 90kW짜리 고속 충전기가 같은 요금을 받았다.

이번 개편으로 출력 구간이 다섯 단계로 세분화됐다. 30kW를 밑도는 완속부터 200kW를 넘는 초급속까지 구간별로 다른 단가가 붙는다.

출력 구간구분기존 요금신규 요금변동
30kW 미만완속324.4원295.0원29.4원(9.1%) 인하
30~50kW 미만완속·중속해당 없음307.2원신설 구간
50~100kW 미만중속해당 없음325.6원신설 구간
100~200kW 미만급속347.2원348.4원사실상 동일
200kW 이상초급속347.2원393.1원45.9원(13.2%) 인상

단위는 kWh당 원이다. 전체 공공충전기 중 완속(30kW 미만)이 차지하는 비중이 90% 가까이 되고 초급속(200kW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2%대에 불과하다. 기후에너지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이번 개편은 7월 1일 확정돼 8월 1일부터 시행됐다.

어디서 결제할 때 적용되나

이 요금은 아무 충전기에나 적용되는 게 아니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직접 설치·운영하는 공공충전기, 그리고 정부와 협약을 맺은 민간 충전기에서 정부 회원카드(로밍)로 결제할 때 적용된다. 충전사업자가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자체 요금제나 카드사 제휴 할인은 별도라서 내가 평소 쓰던 앱의 청구서가 이 표와 다르게 나온다고 놀랄 일은 아니다.

정확한 구간과 요금은 충전 시작 전에 앱에 표시되는 출력·단가를 확인하는 게 가장 빠르다. 완속충전기라도 30~50kW 구간에 걸치는 기종이 늘고 있어서 ‘완속이니까 무조건 옛날 요금’이라고 단정하면 안 된다.

전기차 충전기 커넥터를 꽂는 모습

완속 위주로 충전하면 얼마나 아끼나

30kW 미만 완속충전기를 주로 쓰는 운전자는 kWh당 29.4원을 덜 낸다. 배터리 60kWh짜리 전기차를 매번 완전 충전한다고 가정하면 한 번에 약 1,764원을 아끼는 셈이다. 한 달에 4번쯤 충전한다면 월 7,000원 안팎, 1년이면 8만원대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평균적인 완속충전 이용 패턴을 기준으로 연간 약 14만원의 절감 효과를 추산해 발표했는데, 이는 주행거리와 충전 횟수에 따라 달라지는 추정치이지 모든 운전자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숫자는 아니다.

반대로 급한 상황에서 초급속충전기를 자주 쓰는 운전자라면 체감 요금이 오른다. 장거리 이동 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짧게 초급속으로 충전하는 습관이 있다면, 시간 여유가 있을 때는 완속·중속 충전기로 옮기는 것만으로도 차이가 난다.

앞으로 또 바뀔 수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번 5단계 개편에 이어 계절별·시간별 요금제 도입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태양광·풍력 발전량이 많은 시간대에 충전하면 더 싸지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도입 시점이나 구체적인 할인 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니, 지금 단계에서는 이번에 바뀐 5단계 요금표를 기준으로 충전 습관을 점검하는 정도로 충분하다.

전기차 충전요금은 정부 정책과 전력 시장 상황에 따라 계속 조정돼 왔다. 실제 청구 요금은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이나 이용 중인 충전 앱에서 결제 직전에 다시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