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넘게 탄 차가 있다면 오늘 은행 앱을 열어볼 이유가 하나 있다. 차를 등록하면서 의무로 샀던 채권의 원금과 이자가 그대로 남아 있을지 모른다. 행정안전부(행안부) 집계로 상환일이 지났는데도 찾아가지 않은 채권 환급금이 2,391억원(2021년 10월 말 기준)이다. 매년 20억원 정도는 시효가 지나 지자체로 귀속된다. 내 돈인데 가만히 있으면 사라진다.
공채매입? 공채할인? 내가 대상인지부터
차를 살 때 받은 견적서를 기억해 보자. 취득세 옆에 ‘공채’ 항목이 있었을 것이다. 자동차를 신규·이전 등록할 때는 지역개발채권이나 도시철도채권을 의무적으로 사야 한다. 여기서 갈림길이 생긴다.
대부분은 등록 대행 과정에서 채권을 사자마자 그 자리에서 되파는 ‘공채할인’을 택한다. 할인 수수료 몇만원만 내고 끝내는 방식이다. 할인을 택했다면 채권은 이미 남의 것이라 돌려받을 돈이 없다. 반면 ‘공채매입’으로 채권을 실제 보유했다면 만기 뒤에 원금과 약정 이자를 돌려받을 수 있다. 견적서에 할인 수수료가 아니라 채권 매입액 전액이 찍혀 있었다면 매입 쪽이다. 기억이 안 나도 괜찮다. 조회는 공짜고 1분이면 되니 일단 확인해 보면 된다.
채권 종류에 따라 시효가 다르다
돌려받을 수 있는 기간은 채권 종류마다 다르다. 여기가 함정이다. 강원특별자치도 안내와 행안부 발표를 기준으로 정리하면 이렇다.
| 구분 | 발행 지역 | 만기 | 소멸시효 |
|---|---|---|---|
| 지역개발채권 | 서울 외 대부분 시·도 | 5년 | 원금 10년, 이자 5년 |
| 도시철도채권 | 서울·부산·대구 | 7년 | 5년 |
시효의 출발점은 매입일이 아니라 상환개시일, 그러니까 만기가 돌아온 날이다. 예를 들어 2014년에 강원도에서 차를 등록하며 지역개발채권을 샀다면 상환은 2019년에 시작됐다. 이자 시효는 2024년에 끝났고 원금은 2029년까지 받을 수 있다.
서울에서 등록한 차라면 계산이 더 급하다. 도시철도채권은 원금까지 5년이면 권리가 사라진다. 7년 만기에 시효 5년이니 등록한 지 12년이 지났다면 원금도 못 받는다. 2014년 무렵 서울에서 차를 산 사람이 지금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은행 앱에서 1분이면 조회된다
예전에는 종이 채권 증서를 들고 은행 창구에 가야 했지만 행안부가 제도를 바꿔 2022년 3월부터는 시·도 금고은행의 앱이나 홈페이지에서 조회부터 입금 신청까지 끝낼 수 있다.
절차는 단순하다. 차량을 등록했던 지역의 금고은행 앱에 로그인해 검색창에 ‘미상환채권’을 입력하면 조회 메뉴가 나온다. 환급금이 있으면 본인 계좌를 입력해 바로 신청하면 된다. 금고은행은 지역마다 다르다. 서울은 신한은행, 강원을 비롯한 상당수 지역은 농협은행, 대구는 iM뱅크다. 어느 은행인지 헷갈리면 정부24에서 ‘미환급금 찾기’를 검색해 지역개발채권 미상환환급금 메뉴로 들어가는 방법도 있다.
한 가지 주의할 점. 차를 등록한 지역 기준이지, 지금 사는 지역 기준이 아니다. 이사를 다녔다면 그 차를 어디서 등록했는지부터 떠올려야 한다.
앞으로 살 차는 사정이 다르다
2023년 3월부터는 배기량 1,600cc 미만 비영업용 승용차의 신규·이전 등록 때 채권 매입이 면제됐다. 행안부 발표 기준으로 매년 116만명이 혜택을 보는 조치다. 다만 면제는 각 시·도 조례로 운영돼 지역과 시기에 따라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 새로 등록할 때는 해당 지자체 안내를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1,600cc 이상 차를 사서 채권을 매입한다면 이제는 만기 때 지정 계좌로 자동 입금해 주는 신청을 매입 시점에 함께 할 수 있다. 5년 뒤의 나를 믿지 말고 자동 입금을 걸어두자.
환급 금액과 세부 조건은 발행 지자체와 매입 시점에 따라 다르다. 신청 전에 해당 금고은행이나 정부24 안내에서 내 채권의 상환개시일과 시효를 한 번 더 확인하고 움직이자.
